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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 가면] - 부산 경성대 인근 "미스터 고"
작성자 소식돌이 작성일 2009-05-01 조회수 11070
[이 집에 가면] - 부산 경성대 인근 "미스터 고"
제주갈치 전문 10년 솜씨 학생주점에 그대로

부산일보 2009-04-30


제주도에는 비자나무 수천 그루가 밀집한 비자림이라는 숲이 있다. 비자나무는 깊은 산중에서 나는 삼나무와 닮았다고 해서 "야삼(野杉)"이라고도 한다.

제주도 출신의 한 부부가 부산 연산동에 자리잡고 "비자림"이라는 제주갈치 전문점을 10여년간 경영했다. 제주도에서 직접 가져온 갈치와 고등어를 재료로 사용해 맛집으로 아주 소문이 났었다. 그만 안주인이 병이 나서 잘되던 비자림을 접어서 미식가들은 입맛을 다셔야 했다.

그런데 얼마 전 건강을 회복한 안주인 권미옥(54)씨가 경성대 근처에 학생들을 상대로 "미스터 고"라는 저렴한 주점을 열었다는 반가운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는 지난 연말에 정년퇴직한 남편, 장성한 아들들이 서로 도와주겠다고 나서서 이전보다 힘도 덜 들 것 같다.

왜 가게 이름이 "미스터 고"냐고 물었다. 자신만 빼고 식구들이 다 고씨란다. 역시나 제주도 정통이다. 8천원짜리 제주산 고등어 구이를 시켰다. 커다란 몸집의 제주산 고등어 구이 맛은 고갈비와는 확실히 다르다. 고갈비가 양념 맛으로 먹는다면 제주산 고등어는 양념을 하지 않아도 자체에서 맛이 있다. 훈훈하고 부드럽다. "비자림"의 요리솜씨가 그대로 남아 있다. 고등어는 제주도에 사는 권씨의 친정어머니가 부산에 사는 딸 생각을 하며 직접 주문해서 보내준단다.

학생들은 술안주로 해물누룽지탕(1만3천원)을 즐겨 먹는다. 메뉴에는 "국물요리 육수가 필요하면 언제든 말씀해 달라"고 문구가 친절하게 붙어 있다. 돈이 없는 학생들은 누룽지탕을 리필해 가며 술을 마신다. 재료가 안 좋으면 국물 맛이 나지 않는다. 권씨가 해물누룽지탕에 라면사리를 넣어준다. 특히나 새우칠리(1만5천원)를 맛있게 먹었다. 이곳에는 새우 요리가 다양한데 웬만한 중국집보다 낫다. 새우칠리의 새우가 청량고추가 매워 죽겠다며 아주 통통 튄다.

메뉴에 이상한 게 눈에 띈다. 햇반. 권씨는 "학생들이 술 마실 때 밥을 잘 안 먹고 다녀서 학생들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메뉴에 햇반을 넣었다"고 말한다. 어른들은 늘 밥 먹고 나서 술을 마셔라고 이야기했다. 매상을 생각하면 이렇게 못한다. 햇반을 시키니 김치를 가져다 준다. 술집에서 햇반과 김치를 먹기는 처음이다. 김치가 아주 맛이 있게 잘 익었다. 참, 고등어까지 있으니 이거 한정식 백반이 아닌가.

술도 쌀로 만들고 밥도 쌀로 만든다. 술집에서 밥 먹는 기분도 괜찮다. 워낙 저렴하다 보니 일반인들도 한번 왔다 가면 다시 오기 마련이다. 학생들이 계산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누구는 1만원, 누구는 5천원, 넌 내지 마." 어떻게 된 일일까? 형편에 맞게, 자기능력에 맞게 내는 게 더치페이다. 이렇게 공평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비자림" 할 때 메인 안주였던 훈제오리도 괜찮다고 한다. 영업시간은 오후 6시30분∼오전 3시. 2, 4주 일요일에는 쉰다.

경성대 지하철역에서 던킨도너츠 골목 2층. 051-622-6233.

박종호 기자
download : 첨부파일다운미스터 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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